«   2019/08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0
Total
3,002
관리 메뉴

어쩌면 너의 이야기

어떤 날의 이야기 본문

어떤 날의 이야기

어떤 날의 이야기

모자장인 2016.11.23 05:50

엄마가 그랬다. 

약대에 가라 변리사 시험을 봐라

넌 세상물정 모르니 엄마말 들어라. 다 너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세상물정 모른다는 엄마 말이 틀렸음을 증명하고 싶었을까, 먹기 싫어하는 약에 대해 공부하는 스스로를 상상할 수 없어서였을까, 아니면 집과 독서실을 왕복하며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하는 고시공부를 할 자신이 없어서였을까. 나는 전혀 다른 진로를 선택했다. 


그런데 가끔은 그때의 선택을 후회한다. 언제 특히 후회하냐면... 노력이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그렇다. 꿈과 열정이 있던 어린 시절의 낭만적인 선택이 세상물정 모르고 치기어린 아집이라 느껴질만큼. 

노력은 납득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평가받고 평가에 대한 의구심을 내밀기 보다는 주어진 결과를 씁쓸히 받아들여야만 한다. 나의 시간, 지금까지의 시간이 모두 부정당했기에, 이를 받아들이기 위한 인고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결과는 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건지, 실망보다는 좌절스럽고 '괜찮아'라는 어떤 위로는 귓등을 멤돌아 멀어진다. 


언젠가는 만족스러운 순간이 있을까? 꾸준히 노력하고 꾸역꾸역 버티는 것으로 충분할까? 


어떤 선택을 했건 후회없는 인생일 수는 없다는 걸 안다. 다만 가지 않은 길이기에 '그 길을 갔더라면 더 열심히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다. 그저 내 앞에 있는 막막한 두려움을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 



'어떤 날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날의 이야기  (0) 2016.11.23
처음 오신 분들께  (0) 2016.08.31
여기는 사파리  (0) 2016.08.30
'주인의식'과 '지 맘대로' 그 사이 어딘가  (0) 2016.08.30
날이 춥네요  (0) 2016.08.29
썩은 사과  (0) 2016.08.29
0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