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08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0
Total
3,002
관리 메뉴

어쩌면 너의 이야기

처음 오신 분들께 본문

어떤 날의 이야기

처음 오신 분들께

모자장인 2016.08.31 10:00

옛날 옛적 어떤 나라의 어떤 임금님은 아침에 일어나 자신의 귀가 당나귀 귀가 되었음을 발견합니다. 세상에 있는 귀들을 멋진 귀, 안 멋진 귀로 나누었을 때 임금님은 당나귀 귀는 멋진 귀가 아니라고 판단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당나귀 귀도 본인의 신체 일부가 되었기에 잘라낼 수도 없고, 가리는 수 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임금님은 모자장인을 불러서 당나귀 귀를 가릴 수 있는 멋진 모자를 주문합니다. 모자장인은 임금님의 당나귀 귀를 가릴 수 있는 모자를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임금님 체통에 모자를 하나만 쓰고 다닐 수는 없지요. 모자장인은 임금님을 위한 모자를 계속 만듭니다. 하지만 모자장인은 그 비밀을 혼자만 알고 있는게 너무나 답답했습니다. 참고 참던 모자장인은 사람이 없는 대나무 숲을 찾아가 소리칩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어렸을 때 동화책에서 본 옛날 이야기인데 모자장수가 아니라 이발사 버전으로 나오기도 하고, 대나무 숲이 아니라 우물에다가 소리쳤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사람의 귀가 당나귀 귀로 변하면 머리카락으로 가릴 수 없을 것 같아서 난 이발사 버전보다 모자장수 버전이 더 신빙성 있다고 생각한다. (당나귀 귀 자체가 판타지스럽지만 그건 넘어가지요-)



나에게도 그런 이야기가 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고 싶은. 지금까지는 혼자 대나무 숲에 소리를 질렀는데, 메아리처럼 돌아오던 소리가 사실은 메아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똑같이 소리 지르는 거라는걸 깨달았다. 가끔은 대나무숲이 북적일때도 있고. 아무튼 나 혼자 모자를 만드는 것은 아니니 모자든 헬맷이든 삿갓이든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기로 했다. 블로그에 올라오는 이야기들은 내가 직, 간접적으로 경험한 이야기이고, 다른 사람의 경험은 내 이야기가 아님을 밝히고 쓸 예정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익명이라는 것. 내가 당나귀 귀라고 소리지르고 다니는 거 임금님이 알면 안되거든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 반가워요-

'어떤 날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날의 이야기  (0) 2016.11.23
처음 오신 분들께  (0) 2016.08.31
여기는 사파리  (0) 2016.08.30
'주인의식'과 '지 맘대로' 그 사이 어딘가  (0) 2016.08.30
날이 춥네요  (0) 2016.08.29
썩은 사과  (0) 2016.08.29
0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