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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너의 이야기

'주인의식'과 '지 맘대로' 그 사이 어딘가 본문

어떤 날의 이야기

'주인의식'과 '지 맘대로' 그 사이 어딘가

모자장인 2016.08.30 00:48

땀흘리는 하마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하세요

'주인의식' 참으로 좋은 말이다. 내가 자기 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면 그에 따른 보람 역시 나의 것.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말에는 백번 동의한다. 

하지만 일이란게 어찌 뜻대로 되는 것이던가. 내가 알아서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예산이 생각보다 많이 들거나, 전반적인 스케줄 조정이 필요하거나, 다른 사람/부서와 협력이 필요할 때 등등. 그래서 사수를 찾아가면 사수는 이렇게 말한다. 

이런 건 니가 알아서 해라

넌 아직도 이걸 못하니

내가 이런것까지 신경써야해

 아, 이 정도는 나 혼자 알아서 해야되는 건가? 만약에 내 맘대로 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그때는? 뒷감당은 누가하지? 그것도 내가 해야 되는 거라면 최소한 가이드라인은 주어야 하는게 아닌가? 혼자 고민해봤자 답은 안나오고 다시 물어보면 왜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냐는 핍박과 함께 바보가 된 작아지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어쨌든 나에겐 업무분장이 있고 데드라인도 있으니 일은 해야한다. 혹시나 문제가 생길까봐 중간중간 진행사항을 알려주지만 사수에게선 답이 없다. 데드라인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결과물을 들고가면 사수는 그제서야 대-충- 보고 이렇게 말한다. 

이거 누가 니맘대로 하래?

알아서 하라고 해서 알아서 했다. 중간중간에 이메일도 보냈는데 어찌 확인을 안하고 수정할 수 있는 시간이 없을 때 '니맘대로 해서 이거 망했다'고, 책임지라고 닦달하는지. 주체적으로 하라고 해서 알아서 하면 '쟤는 지가 왕이야- 지맘대로 해'라는 핀잔을 듣게 된다. 상사가 말하는 '주인의식'과 '지 맘대로'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가 너무 힘들다. 균형잡기는 매번 실패하고, 이런 경험의 반복은 '주인의식'이란 무엇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내가 생각하는,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주인의식'이란 주인이 가져야할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다. 하지만 단 한번도 주인이라고 느껴보지 않은 내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하자'라는 의지로 주인이 되지는 못한다. '주인의식'은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지, 강요당한다고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하라고 말하기 전에 진짜 주인은 어떠한 것인지 그 모범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그전에는 '주인의식'이라는 단어를 듣고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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